인간관계에서 내 위치는 누가 결정하는가
직장 상사 앞에서는 말을 조심하면서 후배에게는 비교적 편하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을 만나면 괜히 주눅이 들고, 자신보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 앞에서는 조금 더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상대의 직함이나 재산, 학력, 사회적 평판에 따라 자신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상대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의식한다. 공식적인 직책이나 권한이 없는 관계에서도 누가 더 영향력이 있는지, 누구의 의견을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살핀다. 이러한 차이를 의식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상대의 사회적 위치를 자신의 가치와 비교하기 시작하면 관계가 불편해진다.
상대가 자신을 인정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 위축된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기분이 달라지고, 인정받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자신을 낮추기도 한다. 핀라이트 출판사에서 출간한 [내 지위는 내가 결정합니다]는 이러한 인간관계를 ‘지위’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 이 책의 관점에서 생각해 볼 문제는 누가 더 높은 자리에 있는지가 아니다. 상대가 정한 서열을 자신의 가치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인간관계에는 보이지 않는 서열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관계를 맺을 때 상대의 위치를 살핀다. 직장에서는 직책과 권한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사회적인 자리에서는 경제력이나 학력, 직업, 인맥 등이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친구 사이에서도 누가 더 성공했는지, 누구의 의견이 더 큰 영향력을 갖는지를 의식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람마다 사회적 위치와 영향력이 다르다는 사실은 자연스럽다. 조직에서는 역할에 따라 권한과 책임이 달라진다. 경험이 많은 사람의 판단을 존중해야 할 때도 있고, 전문성이 높은 사람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를 구분해야 한다. 사회적인 위치가 다르다고 해서 인간으로서의 가치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상사가 업무를 지시할 권한을 갖고 있다고 해서 부하 직원보다 인간적으로 우월한 것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더 많은 자원을 갖고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인격까지 평가할 권리를 얻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역할과 조건의 차이를 사람 자체의 우열로 받아들일 때 생긴다. 상대의 위치가 높다는 이유로 자신을 낮추거나, 자신의 위치가 높다는 이유로 상대를 함부로 대하기 시작하면 관계는 불필요한 경쟁으로 변한다. 따라서 인간관계에서 서열을 이해한다는 것은 누가 더 우월한지를 가리는 일이 아니다. 서로의 위치와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존중의 기준을 잃지 않는 일이다.
타인의 평가가 자신의 가치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누군가 자신의 직업이나 경제적 형편을 비교하며 은근하게 우월감을 드러낸다고 생각해 보자. 이런 상황에서는 상대보다 뒤처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어진다. 자신의 경력이나 성취를 설명하며 인정받으려 할 수도 있다. 반대로 상대의 평가를 받아들이고 자신감을 잃는 사람도 있다. 겉으로는 서로 다른 반응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모두 상대가 제시한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상대가 재산을 기준으로 사람을 비교하면 자신도 재산으로 평가받으려 한다. 직함을 내세우면 자신의 직함이나 경력을 설명하며 인정받으려 한다. 이렇게 되면 관계의 기준을 상대에게 맡기게 된다.
[내 지위는 내가 결정합니다]의 관점에서 주목할 부분이 여기에 있다. 상대가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와 자신이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는 구분해야 한다. 누군가 자신의 능력을 낮게 평가했다고 해서 그 평가가 곧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해서 실제 능력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되는 것도 아니다.
물론 타인의 의견을 무조건 무시할 필요는 없다. 부족한 점을 지적받았다면 내용을 살펴보고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평가를 자신의 존재 전체에 대한 판단으로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타인의 평가는 참고할 수 있는 의견이지 자신의 가치를 결정하는 최종 기준은 아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상대의 말에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행동을 판단할 수 있다.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위치를 지킬 수 있다
직장에서는 상사의 지시를 따르고, 거래처에서는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경험이 많은 사람의 조언을 듣고 전문성이 높은 사람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상대를 존중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생각이나 권리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상사가 퇴근 직전에 새로운 업무를 부탁했다고 하자. 이미 진행 중인 업무가 있고 마감 기한도 정해져 있다면 무조건 수락하기보다 업무의 우선순위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현재 맡은 업무를 오늘까지 마쳐야 합니다. 새 업무를 먼저 진행해야 한다면 기존 일정은 조정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상사의 권한에 도전하는 행동이 아니다. 자신의 업무 상황을 설명하고 책임 있게 일정을 조정하려는 태도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의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부탁은 거절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생각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상대의 위치를 인정하는 것과 자신을 낮추는 일을 구분하는 것이다. 상대가 높은 직책에 있다고 해서 자신의 의견을 무조건 접을 필요는 없다. 반대로 자신이 높은 위치에 있다고 해서 상대의 의견을 가볍게 여겨서도 안 된다. 서로의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지켜야 할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관계의 출발점이다.
모든 비교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성취를 다른 사람과 비교한다. 더 높은 직책을 얻었거나 경제적으로 성공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한다. 상대방이 자신의 성과를 인정하거나 부러워하기를 기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반드시 자신의 성취를 꺼내 경쟁할 필요는 없다. 상대가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면 축하하면 된다. 그렇다고 자신도 비슷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 자신의 직업이나 생활 수준을 낮게 평가하더라도 모든 오해를 해명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바로잡아야 할 사실이 있다면 설명하되, 상대의 인정을 얻기 위해 끝없이 자신을 증명할 이유는 없다. 물론 부당한 대우까지 참으라는 뜻은 아니다. 자신의 권리나 업무상의 책임이 침해된다면 분명하게 의견을 밝혀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상대가 우월감을 드러내는 상황이라면 그 비교에 참여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상대가 시작한 경쟁에 응하지 않는 것도 자신의 위치를 지키는 방법이다. 이러한 태도는 상대를 무시하거나 자신이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사람마다 가진 조건과 성취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차이를 인간적인 우열로 확대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보다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 아니다. 불필요한 비교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의 기준을 유지하는 일이다.
자신의 위치는 일관된 태도에서 만들어진다
타인의 평가에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으려면 자신을 바라보는 기준이 필요하다. 그 기준을 반드시 높은 직책이나 많은 재산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 자신이 맡은 일을 책임 있게 수행하는 태도, 약속을 지키는 습관, 전문성을 꾸준히 쌓으려는 노력, 다른 사람을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자세가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상대가 누구이든 필요한 예의를 지키고, 부당한 요구에는 차분하게 의견을 밝히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행동이 쌓이면서 형성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결정한다는 말의 의미도 분명해진다. 그것은 마음속으로 높은 지위를 선언하거나 상대보다 우월한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일이 아니다. 관계에서 어떤 태도를 선택할 것인지, 무엇을 받아들이고 어디에서 경계를 세울 것인지를 스스로 판단하는 일이다.
[내 지위는 내가 결정합니다]가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데 의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들은 사회에서 서로 다른 위치에 놓인다. 어떤 관계에서는 지시하는 사람이 되고, 다른 관계에서는 지시받는 사람이 된다. 누군가에게 배우기도 하고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의 변화가 개인의 가치를 매번 새롭게 결정하지는 않는다. 상대가 높은 자리에 있다고 해서 자신을 낮출 필요는 없고, 자신이 높은 자리에 있다고 해서 상대를 낮추어 볼 이유도 없다. 인간관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결정한다는 것은 남보다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문제이기 전에 타인의 평가와 관계없이 자신이 지켜야 할 기준을 갖는 문제이다. 상대의 위치는 존중하되 자신의 가치를 상대에게 맡기지 않는 것. 그것이 서열을 의식하면서도 서열에 휘둘리지 않는 인간관계의 출발점이다.
이 글은 핀라이트 출판사에서 출간한 [내 지위는 내가 결정합니다]를 참고하였습니다. 지위기술과 인간관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핀라이트 출판사가 운영하는 지위기술과 인간관계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복제와 무단 전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 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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