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세일즈는 왜 정직해야 하는가 - 세일즈와 비즈니스 윤리
세일즈의 성과는 숫자로 나타난다. 몇 건을 계약했는지, 얼마의 매출을 만들었는지,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가 분명하다. 그래서 계약을 많이 성사시키는 사람이 좋은 세일즈맨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계약이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좋은 세일즈라고 할 수는 없다.
상품의 장점만 강조하고 고객에게 불리한 조건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도 계약은 성사될 수 있다. 고객에게 꼭 필요하지 않은 상품을 능숙한 화술로 구매하게 만들 수도 있다. 당장의 매출만 보면 성공한 세일즈처럼 보인다.
문제는 거래가 끝난 뒤다. 고객이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상품이었다고 깨닫거나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느낀다면 판매자에 대한 평가도 달라진다. 한 번의 계약은 얻었지만 다음 거래를 가능하게 할 신뢰를 잃을 수 있다.
핀라이트 출판사에서 출간한 지그 지글러의 [세일즈 클로징]을 단순히 계약을 성사시키는 기술에 관한 책으로만 읽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글러가 말하는 좋은 세일즈의 바탕에는 고객을 대하는 태도와 진실성, 인테그리티 놓여 있다.
세일즈 기술은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세일즈맨은 일반적으로 고객보다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을 잘 안다. 상품의 장점과 단점을 알고 가격과 계약 조건도 잘 안다. 고객이 어떤 부분에서 망설이는지, 어떤 설명에 관심을 보이는지도 경험을 통해 파악한다. 이러한 정보와 경험은 세일즈맨에게 중요한 능력이다.
그러나 같은 능력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고객의 문제를 파악하고 적합한 상품을 찾는 데 사용하면 좋은 세일즈가 된다. 반대로 판매자가 가진 정보의 우위를 이용해 고객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세일즈에서 윤리는 기술과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설명할 것인지, 고객에게 어떤 상품을 제안할 것인지, 고객이 망설일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모두 판매자의 기준이 들어간다. 세일즈 윤리는 판매를 어렵게 만드는 제약이 아니라 세일즈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기준이다.
좋은 세일즈는 고객의 필요에서 시작한다
판매자에게는 팔고 싶은 상품이 있다. 하지만 고객에게는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판매할 상품에서 출발하면 어떻게 설명하고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된다. 반대로 고객에게서 출발하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무엇 때문에 구매를 고민하는지, 이 상품이 정말 적합한지를 먼저 살피게 된다.
[세일즈 클로징]에서 지그 지글러가 강조하는 세일즈의 방향도 고객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좋은 세일즈맨은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보다 고객이 얻고 싶은 것에 먼저 관심을 둔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세일즈의 방식도 달라진다. 상품의 장점을 무작정 늘어놓을 필요가 없다. 고객의 문제와 연결되는 가치를 정확하게 설명하면 된다.
때로는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이 고객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윤리적인 세일즈는 바로 이 순간에도 기준을 잃지 않는 것이다. 계약 가능성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 거래가 고객에게도 적절한지를 함께 살핀다.
고객의 이익과 판매자의 이익은 함께 갈 수 있다
세일즈를 판매자와 고객 사이의 경쟁으로 생각하면 한쪽이 더 많이 얻을수록 다른 쪽은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좋은 거래는 반드시 그렇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고객은 필요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얻고 판매자는 그 가치를 제공한 대가로 정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거래가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면 고객의 이익과 판매자의 이익은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지그 지글러의 성공 철학에는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얻도록 도울 때 자신 역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흐른다. 세일즈는 이 원칙이 가장 현실적으로 작동하는 영역 가운데 하나다.
고객이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돕고 그 대가로 판매자가 이익을 얻는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고객을 위해 판매자가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정당한 이익을 얻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세일즈 윤리는 선의만을 요구하는 도덕적 구호가 아니다. 서로의 이익이 함께 지속될 수 있도록 거래의 균형을 만드는 원칙이다.
계약이 끝난 뒤에도 세일즈는 남는다
세일즈의 결과를 계약 순간까지만 보면 놓치는 것이 있다. 고객의 경험이다. 상품을 사용한 고객이 자신의 선택에 만족한다면 판매자와 기업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다시 상품이 필요해졌을 때 같은 판매자를 찾을 수도 있고 주변 사람에게 추천할 수도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판매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을 숨겼거나 과장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된다면 고객은 상품뿐 아니라 판매자를 다시 평가한다. 그래서 진실성은 거래가 끝난 뒤 더 큰 차이를 만든다.
고객이 “이 사람은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상품을 억지로 팔지 않는다”고 믿는다면 다음 제안을 들을 이유가 생긴다. 장점뿐 아니라 조건과 한계까지 정확하게 설명해 준다는 믿음이 있다면 구매 과정의 불안도 줄어든다.
당장의 계약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러한 신뢰는 시간이 지날수록 중요한 자산이 된다. 계약은 한 번의 세일즈를 완성하지만 신뢰는 다음 세일즈를 가능하게 한다.
비즈니스 윤리는 오래 거래하기 위한 원칙이다
세일즈에서 윤리를 이야기하면 흔히 성과와 도덕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매출을 높이려면 어느 정도 과장이나 강한 설득이 필요하고, 윤리적인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판매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거래의 시간을 길게 보면 다른 모습이 보인다. 비즈니스에는 한 번의 판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재구매가 있고 소개가 있으며 기업에 대한 평판이 쌓인다. 거래처와는 여러 번 협상하고 고객과는 다시 만난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이번 계약에서 가능한 한 많은 이익을 얻는 것만이 아니다. 다음에도 거래할 수 있는 관계를 남기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세일즈 클로징]을 읽으면 ‘클로징’의 의미도 달라진다. 클로징은 고객을 몰아붙여 계약서에 서명하게 만드는 마지막 기술에 머물지 않는다. 고객이 자신의 필요와 상품의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좋은 세일즈맨에게는 화려한 화술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는 능력, 상품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능력, 고객의 우려를 제대로 듣는 태도, 그리고 거래 과정에서 지켜야 할 진실성이 함께 필요하다.
이 원칙은 세일즈맨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기업도 고객보다 자신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무엇을 약속하고, 어떤 정보를 전달하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가는 결국 기업이 고객과 어떤 관계를 만들 것인가의 문제다.
이처럼 세일즈 윤리는 비즈니스 윤리와 떨어져 있지 않다. 좋은 세일즈는 고객을 설득해 한 번의 계약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고객에게 필요한 가치를 정직하게 제공하고 그 대가로 정당한 이익을 얻으며, 다음 거래도 가능한 신뢰를 만드는 일이다.
윤리는 성과를 포기하기 위한 원칙이 아니다. 오늘의 거래를 내일의 거래로 이어가기 위한 비즈니스의 기준이다.
이 글은 핀라이트 출판사에서 출간한 지그 지글러의 [세일즈 클로징]을 참고하였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는 핀라이트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지그 지글러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복제와 무단 전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 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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