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조직은 결국 감정으로 흔들린다 - [수치화의 귀재]


많은 조직이 성과보다 분위기에 더 크게 흔들린다. 누군가는 열심히 했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인정받지 못했다고 느끼며, 또 누군가는 팀워크가 무너졌다고 이야기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갈등이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준은 흐릿하고 평가는 사람마다 다르며 결국 조직은 감정과 해석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핀라이트 출판사에서 출간한 안도 고다이의 [수치화의 귀재]는 이 관점을 다루는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핀라이트 출판사에서 출간한 안도 고다이 저자의 다른 책 [리더의 가면]과 식학(識学)의 관점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더의 가면]에서 안도 고다이는 리더의 역할을 '사람의 감정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가 반복되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직 문제의 원인을 사람의 성격이나 의욕 부족에서 찾지 않았다. 대신 기준이 모호하고 역할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조직이 흔들린다고 보았다.

[수치화의 귀재]는 그 식학의 사고법을 한 단계 더 구체적으로 확장한 책이다. 이 책은 조직 안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혼란이 '측정되지 않는 상태'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즉, 수치화되지 않은 조직은 결국 감정과 추측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은 ‘수치화’라는 단어를 들으면 차갑고 기계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사람을 숫자로만 평가하고 통제하려는 방식처럼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안도 고다이가 말하는 수치화는 단순한 통제 기술이 아니다. 그는 수치화가 조직 안의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어떤 직원이 “열심히 일했다”고 말한다고 해보자. 문제는 ‘열심히’라는 표현이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된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늦게까지 남아 있는 것을 열심이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결과를 만드는 것을 열심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기준이 없으면 조직은 서로 다른 해석 위에서 움직이게 된다.

식학 관점의 리더십과 조직 관리에서는 이 부분을 중요하게 다룬다. 리더가 “열심히 하라”는 감정적인 표현만 반복할수록 조직은 오히려 혼란스러워진다고 보는 것이다. 대신 무엇을, 언제까지, 어느 수준으로 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 기준을 가장 명확하게 만드는 방법이 바로 수치화다.

[수치화의 귀재]는 숫자를 단순한 관리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다. 숫자를 통해 사람 사이의 오해를 줄이고, 조직 안의 역할과 기대치를 명확하게 만드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이것은 단순한 성과 관리의 문제가 아니다. 조직의 언어를 통일하는 과정에 가깝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리더의 가면]이 리더의 역할과 기준을 설명했다면, [수치화의 귀재]는 그 기준을 실제 조직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게 만들 것인가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도 고다이는 조직에서 가장 위험한 상태를 '감각으로만 판단하는 상태'라고 본다. 예를 들어 리더가 '왠지 열심히 하는 것 같다',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충성심이 있어 보인다'와 같은 감각적 판단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조직은 점점 사람 중심이 아니라 감정 중심으로 움직이게 된다.

그 결과 평가 기준은 흔들리고, 구성원은 리더의 감정을 읽으려 하기 시작한다. 결국 조직은 성과보다 눈치와 분위기가 더 중요한 공간이 된다. 식학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경계한다. 조직은 감정이 아니라 구조와 기준 위에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수치화의 귀재]가 강조하는 핵심은 '측정할 수 없는 것은 반복해서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결과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싶다면 먼저 그것을 설명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설명 가능성의 가장 강력한 도구가 숫자다.

물론 안도 고다이는 모든 것을 숫자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람의 감정과 관계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는 조직 운영에서 감정이 기준을 대신하는 순간 문제가 시작된다고 본다. 그래서 그는 감정을 배제하자는 것이 아니라, 감정 이전에 먼저 구조와 기준을 명확하게 세워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점에서 [수치화의 귀재]는 여느 경영 실무서와 다른 분위기를 가진다. 이 책은 숫자를 통해 사람을 압박하는 방법보다 조직 안의 혼란을 줄이는 사고법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사고법의 중심에는 식학 특유의 관점이 존재한다. 사람을 움직이려 하기보다 사람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드는 관점이다.

지금 시대의 조직은 과거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화한다. 그러나 변화가 빨라질수록 오히려 더 필요한 것은 명확한 기준이다. 기준이 없으면 조직은 쉽게 감정에 흔들리고, 평가가 모호해질수록 조직에서 관계는 피로해진다.

[수치화의 귀재]는 이러한 시대에 조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리더의 관점에서 보여주는 책이다. 그리고 독자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조직은 지금 기준으로 움직이고 있는가, 아니면 감정으로 움직이고 있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성과 관리의 문제가 아니다. 조직의 방향과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관계 방식까지 결정하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치화의 귀재]는 숫자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인간과 조직의 구조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리더의 가면]을 읽은 독자라면, 이 책이 왜 감정을 배제한 식학 리더십의 중요한 연장선 위에 놓여 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것이다.

이 글은 핀라이트 출판사에서 출간한 [리더의 가면]과 [수치화의 귀재]를 참고하였습니다. 복제와 무단 전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 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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